[라켓 평가기] 윌슨 엔코드 식스 원 팀 95 > 제품사용기

1. 들어가며

최근의 라켓 시장은 그 경쟁이 매우 격렬합니다.

불과 1~2년 전만해도 멀티피스 라켓의 제조 기술로

각 제조사들은 엄천난 경쟁을 벌였습니다.

트라이어드, 애드포스, 브이콘, 캐터펄트 등이 그러했습니다.


이러한 멀티피스 라켓의 제조기술은 현재 거의 한계에 다다랐고

이에 헤드사는 신소재로 시장에 승부를 걸게 되는데

이것이 발로 리퀴드 메탈입니다.

벤처기업에서 만들어진 이 신소재는 레디컬 시리즈와 결합하면서

전 세계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러한 헤드의 발걸음에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윌슨이

가만히 있을 리 없었습니다.

실리콘 옥사이드라는 신소재와 카본을 결합하여

엔코드란 이름으로 헤드의 리퀴드 메탈에 도전합니다.


이러한 적극적인 모습은

과연 업계 최고의 회사다운 모습이기도 합니다만,

과연 그 품질이 그에 따를 정도인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국제스포츠는 엔코드 시리즈 중에서

식스 원 팀 95를 테스트하고 그 결과를 동호인 여러분들께 보고합니다.



2. 엔코드 소재란 무엇인가?

Ncode의 N은 나노의 N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하면 아주 미세한 부분에서 개량된 윌슨만의 신소재란 뜻입니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테니스 라켓은 카본을 주 소재로 합니다.

그 카본이란 소재는 탄소 소재의 섬유를 일반 옷감처럼 꼬아서

열과 압력을 가하여 제조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러한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데

결합된 탄소섬유사이에 공간이 발생하고

그로인해서 강도나 탄성 등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당연히 이러한 섬유소 사이의 공간이 멀수록

싼 소재가 되는 것이고 가까울수록 비싼 소재가 되는 것입니다.


이런 섬유소 사이의 공간을 최대한 없애거나 줄이기 위해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방법은 보다 높은 압력을 가하여

카본을 제조하는 것입니다.

당연히 힘이 많이 가해지므로 좋은 소재가 완성되지만,

단가가 높아질 수 있는 문제가 있습니다.


윌슨은 이러한 문제를 카본 섬유 사이에

실리콘 옥사이드란 소재를 채워 넣어서 해결하려 하였습니다.

무조건 압력만을 높이면 라켓 단가가 높아지므로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에게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생산 단가의 인상을 최소화 하면서도

높은 압력을 가한 것과 마찬가지의 효과를 내기 위하여

카본 섬유 사이에 또다른 물질을 채워 넣어서 보강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방법은 물리적인 것이 아니고 화학적 과정을 거치게 되며

시간과 비용이 단축되고 그 효율이 높아집니다.


결과적으로 비용이 거의 상승되지 않는 범위내에서

보다 고급 소재의 카본이 완성되는 것입니다.

윌슨은 이를 엔코드 카본이라 부르며

현재 생산되는 대부분의 라켓에 채용하고 있습니다.



3. 엔코드 식스 원 팀 95의 사양

무게 289 그램

헤드사이즈 95

길이 27 인치

밸런스 330 밀리미터

프레임 두께 22 밀리미터

재질 엔코드 카본, 하이모둘러스 그라파이트

스트링 패턴 18 / 20


위의 기본 사양에서 알 수 있는 특이한 점은

95란 작은 헤드사이즈를 가짐에도

무게가 290그램 가량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프레임은 22 밀리미터 밖에 되지 않습니다.

또 프레임은 덴스 스트링 패턴입니다.

사용하기 어려운 조건을 다 갖추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이러한 라켓이 오히려 무겁다면

적당한 사양이라 할 수 있을지도 모르나

무게를 제외한 다른 조건에 비하여 라켓의 무게가 매우 가볍습니다.

따라서 언듯 보기에는 상당히 사용이 까다로울 것으로 보입니다.

국제스포츠의 경험상 그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런데 윌슨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였습니다.

무게를 높이지도, 스트링 패턴을 바꾸지도,

프레임을 두껍게 하지도 않았습니다.

보다 다른 곳에서 문제를 해결하였는데

그것이 바로 소재입니다.

까다로운 사양의 라켓을

소재만 바꾸어 까다롭지 않게 만들어 낸 것입니다.

보다 자세한 설명은 아래에서 해 드리겠습니다.



4. 타구감

이 라켓의 가장 놀라운 점입니다.

타구감.

일단 위의 라켓 사양을 고려하면 상당히 가벼운 라켓이고

따라서 타구감 역시 가볍게 됩니다.

그것이 무게에 따른 라켓의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라켓이 놀라운 것은 그렇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도저히 289그램의 무게라고 믿을 수 없는 정도의

묵직한 타구감이 나옵니다.

타구감만 가지고 본다면 라켓의 무게가

최소한 310그램은 되는 것 같은 라켓입니다.


가볍기 때문에 라켓 자체의 한계가

얼마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라켓 사용전의 느낌은

완전히 무너져 버렸습니다.

너무도 묵직한 타구감이 발생되고 받는 상대방 역시 그렇게 느낍니다.

이 라켓과 가장 유사한 카테고리에 있는

던롭의 300G나 헤드의 리퀴드 레디컬 보다도

타구감이 더욱 묵직합니다.


이러한 타구감으로 상대방은 대단히 당황하게 됩니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볼이 날아오기 때문입니다.

이 라켓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하겠습니다.



5. 그라운드 스트록

묵직한 타구감을 가진 라켓이라면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쭉 뻗는 타구감은 매우 인상적입니다.

그렇지만, 스트링 패턴 때문일까요?

길 볼에는 매우 강하지만, 스핀 볼에는 상대적으로 떨어집니다.

그러나 스핀 성능 역시 경쟁 상대인 리퀴드 레디컬 이상은 되니

전혀 걱정하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6. 발리

작은 헤드사이즈, 얇은 프레임 이 두 가지만 보아도 발리에

그리 좋을 것 같지는 않은 라켓입니다.

그러나 엔코드는 사용자의 생각을 여지없이 무너뜨립니다.

마치 놀랬지 하고 말하는 것처럼 묵직하고 날카로운 발리로

상대방을 무너뜨리게 도와줍니다.

기본적으로 가진 펀치력이 상당한 수준이며

라켓의 무게를 생각하면

소재의 변화가 얼마나 큰 것인지 확실히 느끼게 됩니다.



7. 서브, 스매쉬

날카롭고 빠른 한방을 기대하십니까?

이 라켓이 그것을 도와드립니다.

스핀이나 바운드가 그렇게 좋아진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경쟁 사양의 라켓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다만, 차이라면 공의 묵직함입니다.

강화된 펀치력에서 나오는 서브와 스매쉬는

같은 정도의 스윙에도 보다 빠르고 묵직한 볼을 만들어 냅니다.

따라서 게임을 풀어나가는 데에 더욱 더 수월해지며

보다 많은 득점찬스를 만들어 줍니다.



8. 단점

앞서서는 이 라켓의 장점을 계속 말씀 드렸습니다.

그러나 완벽한 라켓이란 없고 당연히 이 라켓에도 단점이 있습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타구감입니다.

윌슨의 프로스텝 시리즈라고 하기에는 너무 부드럽습니다.

윌슨 프로스텝 시리즈는

어느 정도 단단한 타구감을 제공함이 그 특징이며

많은 분들이 이 타구감을 선호하시고 계심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이 라켓의 경우 이러한 느낌에서 너무도 많이 달라진 모습니다.

전통적인 프로스텝 시리즈의 타구감이 느껴지지가 않습니다.

아마도 그래서 이 라켓에 프로스텝이란 이름을

사용하지 않은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9. 마치며
국제스포츠에 오랜 기간 오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국제스포츠는 경량의 라켓을 그리 선호하지는 않는 편입니다.

오히려 무거운 투어형 라켓을 권장 드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엔코드는 오랜만에 찾은 권장드릴 수 있는 경량 라켓입니다.

부드러운 타구감과 경량의 무게를 뛰어넘는

묵직함이 특징인 라켓입니다.

300그램 이하의 묵직한 라켓을 찾으시는 분들께

적극 권장드릴 수 있겠습니다.


감사합니다.